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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속 바드가 되었다
작가 : 최민혁
게임 속 전설적 바드였던 주인공이 자신의 색소폰을 무기로 삼아 환생한 세계에서 새로운 모험을 시작하는 이야기.

게임 속 바드가 되었다

  • 등록일2024.11.26
  • 조회수812
임도민의 개인 방송 평균 시청자는 1000명이 조금 넘는다.
아무런 연줄과 합방 없이 이 정도 시청자는 모았다는 건 꽤 고무적인 성과.
그가 이 정도로 시청자를 모을 수 있었던 비결은 그의 변태적인 플레이 덕분이었다.

'아-'

그는 방송 시작 전 항상 10분 가량 입을 푼다.
그러나 그는 말을 많이 하는 타입은 아니다.

ㄴ바하(바드 하이)
ㄴ방제 보고 왔습니다. 오늘 드디어 공략 가나요?

'네 맞아요. 오늘이야 말로 꼭 클리어까지 갑니다.'

현 가장 인기있는 온라인 RPG 게임 <발리온 온라인>
나는 지금 게임의 최상위 솔로 던전 카오스 탑 100층 공략을 눈 앞에 둔 상황이었다.

그 장면을 보기 위해 몰려든 시청자 수 4300명.
역대 최대시청자 수 기록 갱신이다.
그만큼 내 공략이 주목 받는다는 증거겠지.

ㄴ저 이 방 처음인데 방제 이거 맞음? 어떻게 바드로 카오스 탑 100층 공략함?
ㄴㅇㅇ 맞음. 주인장 이거 깨려고 한 달동안 준비함.

카오스 탑 공략도 공략이지만, 무엇보다 주목받는 건 도민의 직업.
그의 직업은 바드다.

ㄴ바드는 서포트캐 아닌가? 파티던전이면 몰라도 솔로 던전은 어캐 함?

바드. 한국말로 음유시인.
악기를 주무기로 사용하는 특이 클래스이며, 아군 버프와 몬스터 디버프에 특화된 직업.
거의 모든 스킬이 광역기인데도 성능이 준수한 편이라 세간의 인식만큼 나쁘지 않다.
그러나 바드 클래스에는 한 가지 치명적인 단점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바드의 컨셉.
바드는 연주를 무기로 활용한다는 컨셉답게 몬스터에게 데미지를 줄 수단이 없다.
그래서 바드는 항상 검사나 마법사 등 데미지를 줄 수 있는 스킬을 가진 누군가와 함께 사냥을 나서야 한다.

심지어 같은 서포트 계열인 힐러도 언데드 한정 데미지 판정 때문에 솔로 던전 공략이 가능한데,
바드는 일체 수단이 없어 유일하게 솔로 플레이가 불가능한 직업으로 여겨졌다.
여기 도민이 등장하기 전까지는 말이다.

도민의 등장은 일대 충격이었다.
그는 기상천외한 스킬트리와 빌드를 짜와 바드를 딜러 캐릭터로 탈바꿈시켰다.

'자, 들어갑니다.'

던전을 들어가자마자 마주한 가고일 무리.
보통 던전 입구에 있는 몬스터들은 본격적인 전투에 앞서 손이라도 풀 겸 상대하는 잡몹.
보통 1분 이내에 끝난다.

'초장부터 7마리, 이거 좀 어렵겠는데?'

그러나 바드는 달랐다.
바드는 공격 스킬이 없는 만큼 데미지를 전적으로 보조무기에 의존해야한다.
그러나 보조 무기는 말 그대로 보조. 다수의 몬스터를 상대할만한 스킬이 없다.

'일단 스킬 먼저 쓰겠습니다.'

도민이 쓴 스킬은 4클래스 마법인 혼란.
다수의 적을 흩어지게 만드는 고위 마법을 잡몹에게 시전했다.

대열이 무너진 가고일 무리.
도민은 그 중 가장 멀리 떨어진 가고일 한 마리를 집중 마크했다.

그러나 신들린 컨트롤이 따라 준다고 해도 그가 사용하는 것은 보조무기.
한 마리를 잡아도 오랜 시간이 걸린다.

혼란이 끝난 가고일 무리.
다시 대열을 갖춰 주인공에게 다가온다.

그러나 주인공은 예상했다는 듯, 자연스럽게 다음 수순으로 넘어간다.

'자 이제 여기서 이속 신발을 껴 주고'

도민은 이속 증가 신발을 껴 빠른 발걸음을 얻음과 동시에 군중 제어 스킬인 가시 덤불 발판과 단일 디버프인 실명을 적절하게 섞어 써 다시 대열을 흐트려놓았다.

번갈아가며 디버프를 쓰다 쿨타임이 되면 다시 광역스킬인 혼란.
도민은 완벽한 쿨타임 계산과 신들린 컨트롤로 지속적으로 1대1 상황을 만들어 적을 해치웠다.

'휴 이제 앞으로 이 짓 3번만 더하면 중간보스네요. 제한 시간 아슬아슬하겠는데?'

다른 직업이었으면 광역 데미지로 2분 이내로 끝날 잡몹무리를 무려 10분이나 걸려서 해치웠다.

ㄴ방장님, 근데 그 정도 실력이면은 다른 직업이면 랭킹 1등도 찍을 법한데 왜 굳이 바드를 고르신 이유가 있나요?

'그럼 재미 없잖아요~ 여러분들도 이게 더 좋을거고'

ㄴ방장 진짜 변태인듯

'변태 같다고요? 진짜 변태짓은 아직 시작도 안했는데'

시청자와 소통 하며 잡몹을 해치우길 30분.
드디어 중간 보스 앞에 도착했다.

'여러분 드디어 중간 보스 앞에 도착 했습니다. 일단 잠시만요.'

ㄴ방장 그거 꺼냄?
ㄴ와 카오스 탑에서도 그 짓을 한다고? 변태새끼
ㄴ왜 반응이 이럼? 또 뭐 함?

'네, 변태새끼 칭찬 감사드리고요. 처음 오신 분들은 모를 수도 있겠네.'

도민이 가져 온 것은 전자 색소폰.
그러나 그것은 단순한 악기가 아니었다.
누르면 소리가 나는 색소폰의 버튼에 키보드의 키 입력을 프로그래밍 해서 넣어둔
도민의 자작 색소폰 컨트롤러였다.

'여러분, 바드랍시고 키보드 딸깍하는게 음악가입니까? 악기로 컨트롤 정도는 할 줄 알아야 진정한 바드지'

ㄴ떴다
ㄴ방장 전생에 루이 암스트롱이라도 됨?
ㄴ이걸로 탑의 간수 클리어 가능하다고? 진심?
ㄴㅇㅇ 방장 키보드로 할때보다 색소폰으로 할 때 더 잘함.

'일단 물 좀 마시고요. 말 없어질테니까. 다들 보고 계세요.'

도민의 말대로 방송엔 색소폰의 소리와 몬스터의 신음 소리밖에 없었다.
색소폰 소리에 맞춰 나오는 스킬들.
그에 걸맞는 현란한 움직임.
몬스터를 사냥하면서도 잃지 않는 색소폰의 리듬과 멜로디.

신들린 플레이와 변태적인 상상력에 채팅창 일동은 모두 할 말을 잃어,
와, 캬 이외에 나오는 말이 없었다.

그렇게 30분.
중간 보스 치고는 패턴이 너무 어려워 많은 유저를 당혹하게 했던 보스, 탑의 간수는 도민에게 한 번의 공격도 허락받지 못한 채 그대로 쓰러졌다.

'어우 숨차. 이제 남은 시간이 얼마 없으니 바로 진행하도록 할게요.'

그 뒤로 도민은 말 한마디 없이 색소폰 연주에 집중했다.
그러나 도민의 무소통을 지적하는 이는 한 명도 없었다.

모두 그의 변태 같으면서도 미친 것 같은 플레이를 넋 놓고 관람 할 뿐.

그렇게 도민은 최종 보스 카오스 드래곤의 앞에 도착했다.

'생각보다 남은 시간이 없네요. 속주로 가겠습니다.'

최상위 랭커라도 카오스 드래곤을 잡으려면 넉넉하게 40분은 필요하다.
그러나 도민에게 남은 시간은 고작 20분. 최강의 컨트롤 능력을 보유해도 많이 빡빡한 시간이다.

도민은 아껴 두었던 물약과 스킬을 풀 도핑에 보스에 도전했다.
그가 선택한 장르는 하드 비밥.
패턴을 알 수 없는 즉흥 연주에 무지막지한 속주가 더해져 보스를 쉴 새 없이 휘몰아쳤다.

ㄴ와 방장 숨 쉬기는 함?
ㄴ얼굴 빨개진 거 봐라 진짜 쓰러지겠는데

온 힘을 다한 연주.
방음 부스 넘어 새는 색소폰 소리에 찾아 온 옆집의 노크 드럼 소리까지 겹쳐져
방안은 이미 뉴욕의 재즈 클럽 못지 않은 후끈한 음악의 열기로 가득찼다.

그렇게 도민의 마지막 피날레.
볼 안에 빵빵하게 담아 둔 숨을 폐가 텅 빌 때까지 온 힘을 다해 불자 최종 보스 카오스 드래곤은 그대로 쓰러졌다.

'하, 하아... 깼ㄷ...'

쿵.
카오스 드래곤의 최후를 목격한 도민은 그대로 바닥에 쓰러졌다.
동시 접속자 2만명을 돌파한 곳에서 갑작스런 방송사고에 시청자들은 놀라 119에 신고했지만, 도민은 이 연주를 끝으로 다시는 일어 설 수 없었다.

뇌지주막하출혈.
요컨대 머리에 힘을 너무 주어 뇌 혈관이 터져 사망했다는 소리.
그렇게 도민은 최고의 연주, 혹은 플레이를 남긴 채 향년 23세의 짧은 생을 마감했다.

---

난 바드가 되고 싶었다.
게임 말고 현실 이야기다.

그러나 나에겐 저주가 있었다.
바로 어중간한 재주라는 저주.

초등학교 때 음악 학원 원장에게 들은 천재라는 소리.
그것이 모든 저주의 시작이었다.

나는 모든 악기 중에 관악기에 소질이 있었고,
나는 색소폰을 선택했다. 이유는 단순히 멋있어 보여서.
부모님은 나를 전문적인 연주가로 키우기 위해 큰 돈을 들여 나에게 투자했다.

처음엔 잘 됐다.
학교 축제 무대에서 온 학생을 휘어잡고,
지역 대회에서 최우수상도 거머쥐었다.
그러나 내 실력은 딱 그 정도였다.

내가 현실을 깨달은 건 대학 입시 때.
나는 재능을 십분 살려 예대를 희망했다.
그리고 거기서 내 한계를 깨달았다.

처음엔 실력 우수자 전형으로 지원했지만, 다른 천재들에 의해 저지.
일반 전형으로도 도전했지만, 악기 외 공부와 담쌓은지 오래 된지라, 재수도 낙방.

삼 수째인 지금은 하라는 공부는 안하고 게임 삼매경.

그래도 꼴에 음악가라고 게임에서도 바드를 선택했다.
그러나 누가 알았겠는가, 내 진짜 재능은 여기 있었다는 것을.

나는 변태적인 플레이에 재능이 있다는 것을 바로 알아보곤
바로 방송을 위해 모든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전자 악기를 잘 다루는 삼촌의 도움을 받아 자작 컨트롤러도 만들고
큰 돈을 들여 집에 방음부스도 설치했다.

방송으로 버는 돈도 돈이지만, 나는 그렇게 사람들의 관심이 좋은 줄 몰랐다.

그런데 지금은? 모두 물거품이다.
그저 방송을 위해 물심양면 지원해줬던 모든 이들에게 미안할 따름이다.

'일어나'

이 곳은 저 세상. 이것은 하늘의 부름인가.

'일어나 새끼야'

신치고는 좀 거칠다.

'해가 중천인데 뭐하고 있어 빨랑 일어나'

둔탁한 주먹이 내 머리를 내려치자 나는 자동으로 눈을 번뜩 뜰 수 밖에 없었다.
내가 마주한 천장은 지푸라기 천장.

'여기가 어디지? 카오스 드래곤은? 바드는?'

'뭔 바드야. 가서 밭이나 매.'

모든 것이 낯선 공간.
그러나 왠지 낯설지 않은 감각이 들었다.

'여기 대륙 이름이 뭐죠?'

'또 뭔 개소리야. 너 밭일하기 싫어서 그렇지. 여기가 발리온 대륙인 것도 잊었어?'

발리온 대륙,
확실하다. 여긴 내가 인생을 바쳤던 게임 발리온 온라인의 세계다.
게다가 가장 별 볼일 없는 농부의 삶으로 환생했다.

'아들, 어쨌든 빨리 준비하고 나와 해 지기 전에 다 끝내야해.'

농부의 삶에 찌들어 주름이 자글자글한 얼굴.
아들이라 부르는 걸 보니 내 아버지인 모양이다.

'악!'

아버지는 내 방을 나서다 발부리에 무언가가 걸려 넘어졌다.

'이게 뭐야. 네가 갔다 놨냐?'

'아뇨, 저도 잘 모르겠는데'

그것은 네모난 가방.
이 세계관과 어울리지 않는 잘 다듬어진 가죽 가방이다.

'그럼 이게 뭐지? 비싸보이긴 하는데'

아버지는 가방을 열어 내용물을 확인했다.
그 안에는 색소폰 하나가 다소곳하게 놓여져 있었다.

내가 음악가의 꿈이 좌절된 후 방구석에 고이 모셔주었던 내 색소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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